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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5호선 '방화'사고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2025.06.03

경영효율화 앞세운 ‘1인 승무, 안전 인력 감축’..이대로 괜찮은가? 


지난 31일 오전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향하던 열차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400여 명의 승객이 긴급 대피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천만다행히 큰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되었지만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피해를 입은 분들 모두 빠르게 회복하고 일상을 되찾기를 기원한다.

승무원의 신속한 대응과 승객들의 침착한 대처가 대형참사를 막았다

이번 사건은 원인부터 정황에 이르기까지 대구 지하철 참사와 똑 닮아 몸서리가 쳐진다.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데에는 무엇보다 승무원의 신속한 대응과 승객들의 침착한 대처가 돋보였다. 서울지하철 5호선의 경우 기관사 1명이 홀로 운행을 담당하는데 화재 초동 진압부터 승객 대피까지 그야말로 몸이 부서져라 최선을 다했다. 승객들의 침착한 판단과 행동 역시 참사를 잠재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방화범이 작심하고 불을 질렀지만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열차 대부분이 불연재로 교체돼 대형화재로 번지지 않은 점 또한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불이 붙자마자 순식간에 화마에 휩싸여 192명이 목숨을 잃고 150여 명이 부상을 당한 대구 지하철의 악몽을 떠올리면 그야말로 ‘과거의 참사가 현재를 도왔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지하철 안전과 재해예방에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번 사고의 이면을 보면 아찔함과 천만다행이란 말이 절로 떠오른다. 만약 ‘승객 혼잡도가 높은 평일에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면’, ‘대피 터널 반대편에 열차가 운행 중인 선로가 있어 2차 사고가 발생했다면’, ‘화재 초기에 불길을 잡지 못했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참극으로 번질 수 있었다. 

그저 안도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지하철과 같은 공공장소가 ‘묻지마’ 범죄는 물론 언제 어느 때라도 대형 재난 ‧ 재해에 노출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래서 우리 노동자들은 열차 내 한 명의 승무원이, 역사 내 한두 명의 역무원이 수백, 수천 명의 승객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고에 처한 기관사는 ‘초기 화재를 진압할 때, 승객 안전과 대피를 분담할 동료 승무원이 있었다면 사고 수습이 훨씬 원활했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 분초를 다투는 긴박한 순간에 한 명의 승무원이 초기 진화, 관제 보고, 안내방송, 출입문 제어, 승객 대피 유도, 병발사고 방지, 선로 통제 등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대다수 지하철 노동자들은 인력 운영 현실상 비상시 안전 매뉴얼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장인력 감축 중단하고 사고 예방 안전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이런데도 서울지하철은 서울시의 경영효율화 지시에 따라 2천여 명의 인력감축이 강행되고 있다. 현장 인력 공백을 방치하거나, 안전 점검 업무를 외주로 돌리는 식이다. 작년엔 최대 혼잡 노선인 2호선에 1인 승무를 도입해 인력을 감축하려는 위험천만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재난 ‧ 재해로부터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위정자와 관료들의 탁상행정이 지하철 안전망에 ‘불을 지르고’ 있는 셈이다. 

재난은 언제 어느 때고 습격할 수 있는 도둑과도 같다. 이번 충격적인 사건은, 돌발적인 사건으로 치부하고 천만다행으로 안도하며 끝낼 일이 결코 아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무리한 현장 인력감축, 안전 업무 외주화 강행을 중단하고 사고 예방과 안전 시스템 전반을 근본부터 철저히 점검하고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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