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사망도 모자라 ‘중대시민재해’까지 부르나
위험천만한 1인승무제 도입, 즉각 중단하라!
공사는 「2호선 자동운전시스템 도입에 따른 승무방식 변경」계획을 공식화하고 1인 승무제 도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ATO 시스템 개량과 전동차 교체가 마무리됐기에 1인 승무로 바꿔도 무방하다는 것을 근거로 삼고 있다.
사측은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철도안전관리체계 승인을 거쳐 내년 상반기 전면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목표 또한 뚜렷하다. ‘차장 생략’으로 180명 이상의 인력을 감축해 경영효율화를 달성하겠다고 못 박고 있다.
효율화 망령에 좀비처럼 부활한 1인 승무제
1-4호선 1인 승무제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세훈 시장 주도로 지하철 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치던 2008년 즈음부터 단골 메뉴처럼 등장했다. 그러나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1인 승무제에 대한 우려가 크게 대두되었기에 곧장 여론의 반발에 부닥쳤다.
더구나 최다 밀집 승객이 이용하고 10량으로 운행하는 장대열차에 1인 승무를 적용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위험천만한 실험이란 비난을 불렀다. 그렇게 백지화 되다시피 한 1인 승무제가 또다시 경영혁신을 명분으로 관짝 문을 열어젖히고 있다. 사소한 장애와 작은 사고도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지하철 특성을 모르지 않을진대 어찌 이토록 무모한 짓을 서슴지 않는 건가.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그 시절로 돌아가자는 건가
좀비처럼 부활한 1인 승무제 망령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과거 억압적 노무관리와 업무상 압박감으로 많은 기관사들이 목숨을 끊는 비극이 이어졌었다. 그 이면에는 운행 중 모든 책임을 혼자 떠안아야 하는 과중한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그러다 보니 서울시도 당시 최적근무위를 통해 2인 승무제를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줄초상에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그 시절로 되돌리자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동화 기술에 발맞춰야 한다는 알량한 논리라면, 20년 전 케케묵은 경영혁신안을 고대로 베껴 들고나온 경영진부터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하고 무인화하는 것이 더욱 설득력 있을 것이다.
1인 승무제 도입, 결단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산재 사망 사고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더니 이젠 ‘중대시민재해’까지 부를 셈인가. 공사는 연구용역 결과를 쥐고 현장을 농락할 생각이라면 헛꿈부터 버려라. 2호선만의 문제도 승무만의 문제도 아니다. 노동조합은 재앙을 불러올 1인 승무제 도입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1인 승무제 강행을 안전운행의 근본을 흔드는 폭거로 규정하고 총력을 다해 저지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 노동자의 목숨과 시민안전을 경영진에 맡길 수 없다면 스스로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는 길을 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