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 있는 공장 순환 인사 때마다 지축정비 지회는 난리가 난다.
공장 순환이란 쉽게 말해, 정비 관련 6개 부문(정비관리, 대차, 윤축, 차체, 제동, 부품, 회전기)과 정비팀 사무실/시설팀 자재 부문에서 4년 이상 근무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부서를 옮기는 것이다.
문제는,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선호 부서와 피하고 싶은 기피 부서가 있다는 점.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동이 이루어진다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게다가, 이 순환 인사라고 해봐야 사업소 내에서 이동하는 것뿐이라 근무지가 확 바뀌는 것도 아니다. 결국 하는 업무만 바뀌는 셈인데도 매년 같은 불만이 반복된다. 도대체 왜 그럴까?
1. 인사 원칙이 애매하다.
명확하고 변함없는 인사 기준이 없다.
아니, 있더라도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 부서별 업무 강도와 난이도를 고려해 순환 순번을 정하기
• 임금피크제 조합원의 배치 기준 확립하기
이런 기본적인 원칙만 잘 정하고 잘 지켜도, 지회장이나 사무국장, 사측 간부 등이 바뀔 때마다 인사 기준이 달라지는 문제는 줄어들 것이다. 매년 바뀌는 원칙에 불만이 생기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2. 고충처리는 공정하게, 그게 어렵다면 아예 받지 말아라.
아까 말했듯이, 공장 순환 인사는 결국 같은 사업소 내에서 움직이는 거다. 완전히 새로운 환경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아는 사람들끼리 일하는 거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분위기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고충처리를 했다는 이유로 편한 곳에서 편한 곳으로만 이동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원칙대로 편한 곳에서 근무한 사람은 기피 부서로 보내어 거기 내부에서 고충을 해결하도록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몸이 아프면 그 기피부서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될 문제다.
솔직히, 아파도 말 없이 묵묵히 일하는 조합원들도 많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
3. 공정한 시스템 만들기
위 두 가지 문제만 확실히 해결된다면, 아예 공장 순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사람이 개입하는 걸 최소화하면 된다.
• 시스템이 자동으로 순환 인사를 정하면 공정성 문제를 줄일 수 있다.
• 조합원 한 명 한 명을 100%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 최소한 **“나는 누구보다 피해 봤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회사를 다닌다. 협동심과 배려심이 중요한 건 맞지만, 결국 각자의 이익과 권리가 우선시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최소한 불만이 덜 나오게, 기분 나쁘지 않게 공정한 인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